변정옥 도예전
동백, 흙으로 피어나다
2020.04.10-05.08
우리는 흔히 도자기라 하면 ‘항아리’나 ‘자기’등이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도자기에는 백자, 청자, 분청, 옹기 등 그 종류만큼이나 매력 또한 다양하다. 도자기를 반죽하고, 성형하고 초벌, 재벌 등의 여러 과정들을 거쳐 갖는 ‘기다림의 미학’은 도자기만의 특별한 매력이 아닐 수 없다. 작가는 그 기다림의 과정 속에서 생각을 확장하고 정서적 감각을 덧씌워 발상의 전환으로 새로운 작품을 탄생 시킨다.
변정옥 작가의 작품들은 장식적 의미의 오브제들이 유려한 곡선들로 이루어져 서로의 물리력에 의해 손상되어 보이기도 하고 올록볼록 도드라지게 보이기도 한다. 또한 재미난 회화의 느낌부터 다양한 재질감이 느껴지는 기법까지 유쾌하고 색다른 맛의 흙과 유약이 아름다운 색을 통해 재생되어 나타난다.
이번 전시는 흙과 색의 변용, 흙과 동백꽃의 만남이다. 한 아름씩 담겨있는 동백꽃 작품들은 부드러운 온기로 권태롭고 지루한 일상으로부터 우리의 가슴을 따뜻하게 감싸준다. 동백꽃이 담고 있는 감정이나 정서를 한국적인 미와 함께 현대적으로 계승해 독창적인 조형미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도예와 회화의 만남이다. 변정옥 작가는 나무와 꽃, 돌, 바람, 풀, 새소리 등 온몸으로 감각을 즐길 줄 아는 작가이며, 진정으로 흙의 맛을 쓰다듬을 줄 아는 작가이다. 그의 작품들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비어있는 그릇이 아니라 매화, 동백 등 꽃들의 서정과 함께 서로 수용하고 변용하는 통섭의 즐거움까지 담겨져 있다.